전문건설 경영관리

건설회사는 왜 아직도 엑셀을 버리지 못할까?

ERP를 도입해도 엑셀이 사라지지 않는 이유와, 어떤 업무는 ERP가·어떤 업무는 엑셀이 적합한지 구분해 봅니다.

건설회사에서 ERP를 도입해도 엑셀은 사라지지 않습니다. 오히려 이런 모습을 자주 볼 수 있습니다.

  • ERP에서 데이터를 내려받아 엑셀로 다시 정리한다.
  • 공사일보는 ERP에 있지만 보고서는 엑셀로 만든다.
  • 실행예산은 ERP에 있는데 실제 원가는 엑셀에서 계산한다.
  • 발주 현황을 ERP에서 조회한 뒤 다시 엑셀로 공유한다.

그러다 보니 이런 이야기가 나옵니다.

"ERP를 도입했는데 왜 아직도 엑셀을 쓰죠?"

하지만 이 질문에는 조금 다른 접근이 필요합니다. 엑셀이 문제인 것이 아니라, ERP와 엑셀의 역할이 구분되지 않은 것이 문제인 경우가 많습니다.

이번 글에서는 건설회사가 왜 여전히 엑셀을 사용하는지, 그리고 어떤 업무는 ERP가, 어떤 업무는 엑셀이 더 적합한지 살펴보겠습니다.

ERP와 엑셀은 경쟁하는 프로그램이 아니다

많은 사람들이 "ERP를 도입하면 엑셀을 없앨 수 있다."고 생각합니다. 하지만 실제 업무에서는 그렇지 않습니다. ERP와 엑셀은 목적이 다릅니다.

ERP엑셀
데이터를 저장한다데이터를 분석한다
회사의 기준이 된다개인 업무를 지원한다
여러 사람이 함께 사용한다개인 또는 소규모 협업에 적합하다
이력을 관리한다자유롭게 계산하고 편집한다

즉, ERP는 기준 데이터(Source of Truth), 엑셀은 분석 도구입니다.

엑셀을 계속 사용하는 첫 번째 이유 — 현장마다 필요한 보고서가 다르다

대표가 보고 싶은 자료와 현장소장이 보고 싶은 자료는 다릅니다. 공무팀, 자재팀, 경리팀 모두 필요한 형태가 다릅니다. ERP가 모든 보고서를 100% 만족시키기는 어렵습니다. 그래서 ERP 데이터를 엑셀에서 가공하는 경우가 많습니다. 이 자체는 잘못된 것이 아닙니다.

두 번째 이유 — 계산이 빠르다

엑셀은 계산, 필터, 피벗, 그래프 작성이 매우 뛰어납니다. 예를 들어 "올해 배관공사만 비교해줘", "노무비가 10% 이상 증가한 현장만 보여줘" 같은 분석은 엑셀이 더 빠를 수도 있습니다.

세 번째 이유 — 새로운 업무가 생기면 가장 먼저 엑셀을 만든다

건설회사는 프로젝트마다 조금씩 다릅니다. 새로운 관리 항목이 생기면 대부분 먼저 엑셀을 만듭니다. 왜냐하면 바로 사용할 수 있기 때문입니다. 문제는 그 엑셀이 1년, 3년, 5년 동안 회사 시스템이 되어버리는 것입니다.

네 번째 이유 — ERP가 업무를 따라가지 못한다

현장은 계속 변합니다. 하지만 ERP는 변경 속도가 느린 경우가 있습니다. 그래서 당장 필요한 업무는 엑셀로 해결합니다. 이런 상황이 반복되면 ERP보다 엑셀이 더 중요해집니다.

다섯 번째 이유 — ERP가 데이터를 충분히 제공하지 않는다

많은 ERP는 조회는 가능하지만 활용은 어렵습니다. 예를 들어 실행예산은 조회되지만 공사별 비교가 어렵다면 사용자는 결국 엑셀로 다운로드합니다. ERP는 입력뿐 아니라 활용도 쉬워야 합니다.

문제는 엑셀이 아니라 '기준 데이터'다

엑셀이 많다고 해서 문제가 되는 것은 아닙니다. 진짜 문제는 같은 데이터가 여러 개 존재하는 것입니다.

예를 들어 ERP에는 노무비가 1억 원으로 저장되어 있는데 팀장이 관리하는 엑셀은 9,800만 원이라면 어느 것이 맞을까요? 이런 상황에서는 회의마다 숫자를 맞추는 일부터 시작하게 됩니다. 회사는 기준 데이터가 하나여야 합니다.

좋은 회사는 ERP와 엑셀을 이렇게 구분한다

잘 운영되는 회사들은 업무를 다음과 같이 나눕니다.

ERP가 담당하는 업무

  • 실행예산
  • 공사정보
  • 계약
  • 자재
  • 노무
  • 설계변경
  • 발주
  • 기성
  • 원가

즉, 회사가 공식적으로 관리해야 하는 데이터입니다.

엑셀이 담당하는 업무

  • 일시적인 분석
  • 시뮬레이션
  • 발표자료
  • 그래프
  • 개인 업무

즉, ERP의 데이터를 활용하는 역할입니다.

ERP에 엑셀을 맞추면 실패한다

많은 회사가 기존 엑셀 양식을 ERP 화면으로 그대로 만들려고 합니다. 하지만 엑셀은 자유로운 계산도구이고, ERP는 회사의 기준 시스템입니다. 둘은 역할이 다릅니다. ERP는 엑셀처럼 만들려고 할수록 복잡해집니다.

AI 시대에는 ERP와 엑셀의 관계가 달라진다

앞으로는 ERP에 저장된 데이터를 AI가 분석하는 시대가 될 가능성이 높습니다. 예를 들어 대표가

"이번 달 원가가 가장 많이 증가한 현장은 어디야?"

라고 질문하면 AI는 ERP 데이터를 분석해 답을 줄 수 있습니다. 하지만 데이터가 엑셀마다 각자 다르다면 AI도 정확한 분석을 할 수 없습니다. AI 시대일수록 ERP가 회사의 공식 데이터 저장소가 되는 것이 중요합니다.

ERP를 잘 쓰는 회사의 특징

ERP를 잘 활용하는 회사들은 엑셀을 없애려고 하지 않습니다. 대신 다음 원칙을 지킵니다.

  • 입력은 ERP에서 한다.
  • 기준 데이터는 ERP에 있다.
  • 분석은 필요하면 엑셀에서 한다.
  • 결과는 다시 ERP 기준으로 공유한다.

이렇게 하면 엑셀의 장점과 ERP의 장점을 함께 활용할 수 있습니다.

자주 묻는 질문(FAQ)

Q. ERP를 도입하면 엑셀을 완전히 없앨 수 있나요?

현실적으로는 어렵습니다. 엑셀은 분석과 보고에 매우 강력한 도구이기 때문에 앞으로도 계속 활용될 가능성이 높습니다.

Q. 그렇다면 ERP가 필요한 이유는 무엇인가요?

ERP는 회사의 기준 데이터를 관리하기 위한 시스템입니다. 누가 언제 입력했는지, 어떤 값이 공식 데이터인지, 변경 이력은 무엇인지 관리하는 역할은 엑셀보다 ERP가 적합합니다.

Q. ERP와 엑셀을 함께 사용하는 것이 더 좋은가요?

역할이 명확하다면 그렇습니다. 중요한 것은 ERP와 엑셀이 서로 다른 데이터를 갖는 것이 아니라, 같은 데이터를 다른 목적으로 활용하는 것입니다.

서벡스 인사이트

엑셀은 사라질 프로그램이 아닙니다. 오히려 앞으로도 건설업에서 중요한 업무 도구로 활용될 것입니다. 하지만 회사의 기준 데이터까지 엑셀에 의존하기 시작하면 사람마다 다른 숫자를 보게 되고, 회의보다 숫자를 맞추는 일이 더 많아질 수 있습니다.

ERP의 역할은 엑셀을 없애는 것이 아니라, 회사의 공식 데이터를 하나로 만드는 것입니다. 그리고 엑셀은 그 데이터를 가장 효율적으로 활용하는 도구가 될 때 가장 큰 가치를 발휘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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